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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국경 협력 필요성 절감"…3·1절 기념사, G20 공동성명에 반영
등록날짜 [ 2020년03월27일 09시30분 ]
 
"우리는 이번 '코로나19'의 국제적 확산을 통해 초국경적인 협력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절감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공동 대응을 위해 국제협력이 필요하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인식이 주요20개국(G20) 정상을 움직였다. 3·1절 기념사에서 출발한 문 대통령의 구상이 국제공조 결의를 담은 G20 정상 간 공동성명으로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5분부터 10시46분까지 진행된 G20 특별 화상 정상회의에서 "각국의 방역 조치를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과학자, 의사, 기업인 등 필수 인력의 이동을 허용하는 방안을 함께 모색해 나갈 것을 제안한다"며 "코로나의 세계 경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국가간 경제교류의 필수적인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각 나라별 상황에 맞게 방역 협력을 기본으로 하되, 글로벌 금융위기로 번지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기업인 간 최소한의 경제 교류는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앞서 이뤄진 한·스페인, 한·사우디아라비아, 한·미 정상통화에서도 경제 위기를 막기 위한 기업인의 해외 활동 보장의 필요성을 반복해서 강조했다. 

이달 초 코로나19 국내 확산 초기 국면에서부터 지켜온 이러한 문 대통령의 확고한 인식은 이날 회의 결과물인 G20 정상 간 공동선언문 속 결의 형태로 담겼다. G20 정상은 선언문을 통해 회원국들 간 보건·경제·정치·교류 등 크게 4가지 분야에 적극 협력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 가운데 "국제무역을 촉진하고 국가간 이동과 무역에 불필요한 장애를 유발하지 않는 방식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함께 협력할 것"이라는 표현은 문 대통령의 인식을 온전히 반영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공론화에 가장 공을 들여온 부분이다. G20 특별 화상 정상회의 개최를 제안한 궁극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국제협력 구상의 출발점은 3·1절 101주년 기념사였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 과정에서 재해·재난·테러·기후변화 등 세계적 난제들을 열거했고, 그 과정에서 감염병 확산에 대한 위험성을 강조했다. 이들을 대표적인 비전통적 안보 위협 요인으로 규정하며 국제 협력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전통적 개념의 군사 안보 뿐만아니라 감염병 확산이라는 새로운 안보 위협요인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가 담겼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우리는 이번 코로나19의 국제적 확산을 통해 초국경적인 협력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절감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한 국제 협력 구상의 윤곽을 처음 제시한 순간이었다. 구체적인 보건 협력 대상으로는 북한만을 꼽았지만 국제 공조에 대한 기본 구상이 담겨 있었다. 

문 대통령이 초기 국제 협력 구상을 실현으로 옮기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19의 발원지로 수 만 명의 확진자 발생 상황을 이미 경험한 중국으로부터 방역 경험을 얻는 것에서 출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통화에서 "중국은 많은 임상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정보를 방역당국과 공유해 준다면 퇴치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협력을 요청했다. 

국내 코로나 확산 종식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던 가운데 대구와 신천지발 확진자가 폭발하면서 완전히 다른 국면이 전개되던 때에 중국의 방역 경험을 전수받기 위해 한중 양국 간 낮은 단계의 협력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국내 확진자 발생이 주춤하는 등 큰 줄기가 잡혀가는 상황과 이란,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조짐이 보이는 상황이 교차하면서 문 대통령의 국제 협력 구상은 힘을 받기 시작했다.  

전 세계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신속 진단법에 주목했고, 한국 정부의 방역 노하우에 대한 문의로 이어졌다. 여러 나라들로부터 코로나 진단 키트 수출 요청이 쇄도했다.

점차 자신감을 회복한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국내 확산 초기 국면에서부터 경제와 방역을 '투 트랙'으로 분리해 대응해왔던 기조를 국제 협력 구상으로 발전시켰다. 지난 6일 이뤄진 한·터키 정상통화가 신호탄이 됐다. 
문 대통령은 당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우리 정부의 방역 조치를 상세히 설명하며 한국인에 대한 터키 입국제한 조치의 완화를 검토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터키 양국 기업인들 간의 필수적 교류에 지장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기업인 활동을 보장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급기야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대통령 특별 지시 형태로 건강확인서 발급을 통한 기업인들의 최소한의 활동을 보장하는 방안을 각국 외교채널을 통해 협의할 것을 지시했다. 기업인들에게 만큼은 문을 열어달라는 요청이 설득력을 얻지 못하자 '고육지책' 차원으로 국가 차원의 건강확인서 발급까지 대안으로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한·프랑스 정상통화에서 G20 특별 화상 정상회의 개최에 대한 구상을 처음 밝힌 것을 계기로 성사 여부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문 대통령은 당시 한국의 방역 경험을 공유해줄 것을 요청한 마크롱 대통령에게 "한·프랑스 간 협력은 물론이고, G20 차원에서의 특별 화상 정상회의 개최도 좋을 것이라고 본다"고 제안했다.  
이후 G20 정상회의의 실무 논의를 담당한 셰르파 회의를 통해 실무적인 부분을 조율했고, 올해 G20 정상회의 의장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문 대통령의 특별 화상 정상회의 구상을 수용하면서 성사됐다.  

G20 정상회의 의장인 모하메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왕세자가 20개 회원국에 특별 화상 정상회의 개최를 공식 요청하면서 논의의 장이 마련됐고, 궁극적으로 이날 공동성명의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3·1절 기념사 속 문 대통령의 코로나 국제 협력 구상이 한 달만에 G20 정상 공동성명 형태로 실행의 첫 결실을 이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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